"확실히 한강 가는 방법: 매크로만 열심히 보세요"
염승환 부장님의 텔레그램을 구독하고 있는데, 최근 보내준 한 그림에 적어진 글귀이다. 공돌이 따위가 매크로가 무엇인지 배운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지만, 내 이목을 끄는 글이었다.
개과 학생 신분으로 열역학, 유체역학 같은 책을 들고 다닌 시절, 경영학(경제학?)과 학생들이 들고 다니는 두꺼운 책이 궁금하여 유심히 본 적이 있었는데, 대부분 그레고리 맨큐의 거시경제학이었다. 아마 그들에게는 바이블 같은 책인 것 같았다.
무식한 공돌이로서 그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책 제목을 미루어 짐작해보면, 경제학 대가가 집필한 거시경제에 대한 내용으로 다양한 경제변수에 따라 경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큰 흐름을 알게 해주는 책이지 않을까. 어려워 보이지만 열/유체역학도 대전제 및 대 법칙이 있고 다양한 변수에 따라 열/유체 해석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거시경제에 대한 뉴스를 보고 자산 가격의 변동을 보고 있자면, 거시경제가 수익률에 실질적으로 중요한지에 대한 의문만 가지게 된다. 언론에서는 종일 매크로에 대한 뉴스를 보도하며, 과열을 야기하거나 불안감을 조성하며 이목을 끌고 구독료 등 수익을 창출하는 데에만 집중하는 것 같다.
물론 매크로를 완전히 배제할 순 없겠지만, "매크로"라는 글자 그대로의 의미처럼 시장의 큰 변화와 흐름을 확인하는 정도의 의미이지 않을까. 시장의 큰 흐름을 읽지 못하고 곁가지에만 신경을 쓴다면, 소음에만 노출되어 시장의 큰 흐름을 놓치기 십상일 것이다.
1) 미국 대선
실례로 작년 미국 대선이 있었을 때 바이든이 되면 법인세 인상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주식시장에 위기가 온다는 뉴스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물론 대선 전/후 주식시장의 조정이 있었지만, 이것이 바이든의 사전조사 결과나 바이든의 당선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주식시장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아래 S&P500과 NASDAQ을 보면 바이든이 되고 나서도 우상향 한 것을 볼 수 있다. 반대로 트럼프가 당선됐었어도 시장은 올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 혼조세에서 주식을 사고팔기를 반복했다면 계좌가 녹았을 가능성이 높다.
2) SLR 면제 종료
최근 2월부터 FED의 SLR 면제 종료 이슈로 인해 국채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내용으로 여러 뉴스에서 우려를 표했고, 그 당시의 중요한 이슈로 작용했었다. 2월 이후의 S&P500과 NASDAQ 추이를 살펴보면 또 아래와 같이 약간의 조정이 있었지만 결국 다 이겨내고 올라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NASDAQ의 경우 현재 크게 상승하지 않았지만, 또 SLR 면제 종료로 인한 금리 상승으로 가장 직격탄을 맞았어야 할 시장이지만 크게 조정을 잘 견디고 올라오고 있는 추세이다.
3) 소비자물가지수
여기에 최근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이후의 S&P 500과 NASDAQ지수의 추이를 살펴보면, 소비자물가지수의 컨센선스(4.7%, YOY) 자체가 아주 높았고, 컨센서스보다 높은 지수(5.0 %,YOY)가 발표되었다. 변동성이 심한 농수산물 및 에너지 물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2개월 연속 컨센서스보다 높은 지수가 발표되었지만, 시장이 우려해왔던 것과 반대로 오히려 국채금리가 하락하였다.
물론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견되었던 일련의 사건들이 예외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 수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시장에 충격을 주고 큰 하락을 발생시키는 이벤트는 대다수가 예상치 못한 이벤트이지 않을까 싶다. 모두가 예상하는 악재는 악재가 아니라는 말이 아직까지는 더 신뢰가 간다.
나 같은 개인투자자들이 하루하루 거시경제 지표를 보며 포지션을 즉각 취하거나 트레이딩을 하는 능력은 없을뿐더러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다. 오히려 세상의 큰 변화를 볼 수 있는 눈을 키우고, 그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기업들에 투자하고 기업이 내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공부하고 중간 점검하는 방향이 더 건설적이지 않을까.
5월 재무상태 점검차 와이프님의 계좌를 점검하고 있었는데, 내가 매수했던 수량보다 더 많이 카카오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투자자로서 그리고 소비자로서 카카오는 아주 훌륭한 기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와이프님이 아주 자랑스러웠다. 작년 3-4월쯤 카카오를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매수한 후,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지만 와이프 용돈이 25만 원이기 때문에 더 매수하고 싶었는데 매수를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실제로 서울로 이사 오기 전 용돈은 20만 원이었는데, 그래도 서울 물가 고려하여 25% 인상해주었다.)
본인이 쓰고 남은 용돈을 2-3달 모아 한주씩 모았고, 최근 액면분할 이후 더 적극적으로 1주씩 매수하고 있다고 한다. 와이프에게 왜 이렇게 카카오를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카카오 없이 사는 하루를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채 금리나 성장주의 밸류에이션, SLR과 같은 단어는 1도 나오지 않았다.
나 역시도 시간이 지날수록 CNBC나 Bloomberg를 보는 빈도가 줄어들고 있다. 그것들을 보면 내가 지금 대단한 걸 보고 있는 것 같고, 세상의 흐름에 따라가는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것도 잠시뿐이었다. 언제부턴가 중요하지 않은 노이즈에 노출이 되는 것만 같았다. 정보가 발에 치이는 상황에서 노이즈를 구분하는 능력과 세상의 변화를 빨리 느끼고 이끄는 기업에 투자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경제적 독립에 다가가는 실질적인 방법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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