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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울푸드 & 소울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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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으로 대전을 방문했다. 대전을 떠난 지 약 2달 만이다. 업무를 마치고 저녁은 당연히 일당 감자탕에서 식사를 하였다. 이곳은 내가 대전에 살면서 거짓말 조금 보태서 500만 원 이상은 쓴 집이다.
생각해보면 이곳저곳 다양한 곳에서 지냈었다. 광주, 인천, 대전 그리고 지금 서울까지. 대전을 가기 전까지 내 감자탕 원픽은 인천의 진시황 감자탕이었다.
2015년 대전에 처음 살게 됐고, 누군가 나에게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무어냐고 물어봤을 때 자신 있게 감자탕이라고 말했었다. 그러곤 대전에 맛있는 감자탕집이 있다고 나를 이곳으로 데려왔다.
일당 감자탕의 첫 느낌은 진시황보다 한참 못 미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한때는 대전에서 그냥 조마루나 일반 체인점을 찾아다녔다. 그러다 우연히 몇 번 일당 감자탕과 만남을 갖고 난 후, 이곳만의 특색을 알아갈 수 있었다.
이 집의 킥은 바로 우거지다. 이 집만의 양념으로 무쳐진 우거지가 감자탕 맨 위에 수북이 쌓여 제공된다. 처음 나온 감자탕의 국물을 떠먹어보면 특별한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끓일수록 우거지에서 이 집만의 양념이 빠져나와 고기에 스며들고, 고기에서 나오는 기름과 우거지 양념이 육수에 스며들어 어우러질 때 이 집의 진짜 맛을 느낄 수 있다.
다른 감자탕집과 달리 이 집의 등뼈는 국내산으로, 누린내가 나지 않고 국물도 깔끔하다. 그래서인지 고기를 먹을 때 누린내를 잡기 위한 소스는 제공되지 않는다. 다른 감자탕집과 달리 생강향이 강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우거지와 잘 어울리는 맛으로 거부감이 없다.
정통 육식 파이지만 이 집에서만큼은 고기보다 우거지를 더 많이 먹는다. 감자탕 중자 이상부터는 우거지도 무료로 추가해주신다. 푹 익은 우거지에 소주를 한잔 하노라면 한주의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이다.
우거지를 맛있게 먹는 팁은 감자탕이 나오고 난 후, 쌓여있는 우거지의 대열을 흩트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우거지를 흩트리면 국물이 사방팔방으로 튀어나간다.
국자를 들고 육수가 끓으면 냄비 가장자리의 국물을 퍼 쌓여있는 우거지로 다시 부어주는 것이다. 10분 정도 이 막일을 하고 나면, 최상의 맛인 우거지와 고기를 맛볼 수 있다.
마지막은 라면사리도 아닌 무조건 볶음밥이어야 한다. 이 깔끔한 국물에 라면사리의 기름이 만나게 되면 국이 끈적해지고 느끼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 집 이모님들의 볶음밥 스킬은 정말 나무랄 데가 없다. 아주 고슬고슬한 밥알과 들기름의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볶음밥이다. 나만의 팁은 제공되는 섞박지를 가위로 잘게 잘라 볶음밥 위에 붓고 다시 한번 볶아 먹는 것이다.
볶음밥에 남아있는 감자탕 국물을 살포시 적셔 먹으면 칼로리 따위는 망각하게 되는 맛이다. 대전시청역에도 2호점이 있지만, 둘 다 먹어본 결과 우거지가 본점의 퀄리티를 따라가지 못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본점 방문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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