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회사가 미쳐가고 있다. 노예들이 편히 밥 먹는 꼴도 보기 싫은가 보다. 게다가 어떻게 하면 노예들이 같은 일을 더 불편하게 할 수 있을까만 궁리하는 것 같다. 빨리 이 짓도 때려치우고 싶다. 대학교, 대학원 그리고 회사 동기인 친구와 회사 것들 욕을 한창 하다가 "온블러"에 대해 듣게 되었다. 젠포트부터 투자 관련한 것들에 시야가 넓은 친구이기 때문에 온블러에 대해 공부해보았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어플이 있지만, 아이폰용 어플은 아쉽게도 없다. 그래서 웹사이트를 통해 온블러를 이용하고 있는데, 전혀 불편함은 없다. 온블러를 검색할 때 나오는 내용 중 "복식부기"라는 단어가 눈을 사로잡았다. 복식부기와 단식부기를 회계용어를 이용하여 한국말같지 않게 설명한 정의들이 많지만, 쉽게 생각하면 다음과 같다. 단식부기는 현금의 입출만 기록하는 것이며, 복식부기는 현금 입출과 더불어 각 계정의 변동 사항까지도 동시에 기입하는 방법으로, 아래 그림과 같이 간략하게 이해할 수 있다.
사경인 회계사의 "진짜 부자, 가짜 부자"를 읽고, 자세한 가계부가 아닌 자산, 부채, 순자산의 월간 변화만을 엑셀로 기록하며 가계 재무상태를 점검했었다. 사실 와이프님과 나 모두 개인적인 소비를 하지 않고 살기 때문에, 사경인 회계사가 추천한 방식만으로도 나의 자산 상태를 확인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현금흐름과 비중등은 한눈에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현금흐름이나 소비 비중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엑셀에 빼곡히 기재하여야 하는 것도 힘든데 소비를 대분류, 소분류 등으로 카테고리화 하는 것도 쉬운 작업은 아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계좌 중에서 공과금, 투자, 주택청약, 보험 등 자질구레한 거래에 사용되는 통장만 해도 족히 10개는 되는 상황에서 각 통장의 현금흐름까지 엑셀로 정리하기란 너무 비효율적으로 보여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거기에 신용카드로 소비하는 것과 계좌이체로 소비하는 것의 구분까지 가능하고, 월간 자산상태를 확인할 때 "카드결제 기준"과 "카드 사용 기준"으로도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승인을 통해 타인과 가계부 작성을 공유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와이프님의 월급과 와이프님이 지출한 내역과 나의 월급, 그리고 지출한 내역을 동일한 가계부에 작성하고 상태를 점검할 수 있기 때문에 전체 월간 가계 자산 점검을 하는데 너무 편한 툴인 것 같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고정적으로 거래하는 내용들을 미리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가정이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항목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며, 여기서 고정 거래라 함은 주택청약, 음악 구독료, 쿠팡 구독료, 보험, 인터넷, TV, 통신비 등등이다. 특히 이러한 것들은 매달 지출되는 비용/지출 일자에 변함이 없다. 물론 해당일이 휴일인지에 따라 전/후로 밀리긴 하지만 그러한 부분들까지도 가계부 초기 설정 시에 결정할 수 있다. 또한, 수입/지출 분류가 디폴트로 잡혀있지만, 본인의 상황에 맞게 추가/수정할 수도 있다.
또한 지출에 따라 신용카드, 계좌이체, 체크카드 등을 사용한다. 가계부를 작성할 때, 계좌이체 및 체크카드로 지출하는 것은 현금이 즉각 지출되는 것으로써 작성이 용이하지만, 신용카드 지출의 경우 즉각 현금이 지출되는 것이 아닌 특정 시점에 총결제액이 차감되며 이를 가계부에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온블러에서는 "카드대금"이라는 메뉴에서 카드대금을 처리할 수 있다. 게다가 카드결제 기준과 카드 사용기준으로 지출 내역을 분류하여 볼 수 있는 점도 마음에 든다.
온블러를 가입하고 내가 원하는 수준의 사용법을 익히는데 1시간도 채 소요되지 않았던 것 같다. 상당히 직관적으로 체계가 구성되어 있는 점 또한 마음에 든다. 이렇게 온블러를 빨고 있지만 실제 온블러를 이용한 지 이제 막 한 달이 넘어가는 수준이다. 앞으로 꾸준히 이용할 계획이며, 지출 비중, 자산 변동 등 자산을 파악할 수 있는 강력한 툴을 얻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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